벌써 지난 달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괴물이 나타났다> 인쇄 감리를 다녀온 것이 말이지요.

그동안 책을 만들면서 꽤 많이 정성을 들인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괴물책은 더 많은 정성을 들이고 있는 느낌입니다.

판형의 결정, 종이의 선정, 책 형식의 고민 등등.

인쇄를 진행하기 이전에도 고민해야할 것, 결정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인쇄는 전문가들이 하는 일이기에 어느 정도는 맡겨도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인쇄기에서 본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본문과 표지는 종이가 다릅니다. 

본문은 코팅을 하지 않지만, 표지는 내구성을 위해 코팅을 하지요. 

그래서 본문과 표지의 색감이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혓바닥을 내밀고 있는 괴물의 초록색 무늬의 초록색이 조금 덜 형광색이 들었으면 하고 신경을 썼었어요.

사진으로 보니 어떤 색을 맞추려 했는지도 가물가물.

현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보려고 정말 <눈에 불을 켜고> 들여다 봤거든요.

색감을 수정해보고 몇 번을 뽑아보았어요.

현장에서 인쇄기장님도 함께 계시기 때문에 한 편으로는 눈치도 조금 보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든든한 감도 없지 않아 있어요.

표지입니다.

코팅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색감이 조금 다르게 보이지요.

코팅을 하고 나면 어떤 색감일지 예측하는 것도 다년의 경험이 없다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더군요. 저는 경력이 짧아서 그런지 정말 어려웠어요.

다만, 작가님이 부탁했던 것은 있었어요.

'바탕 색이 푸른 색 기운이 돌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그것이 표지 인쇄 감리의 기준이었지요.


자칫 늘어질 수도 있는 감리 작업이 깔끔하게 끝나고 예쁜 책이 되어 나오기를 기다리며 돌아왔습니다.

늘 느끼는 일이지만, 새 책을 준비하는 과정은 아이를 키우는 일 같습니다.

한 곳이라도 구김없이 조금이라도 더 반듯해 보이도록 온통 신경이 곤두서거든요.

월천상회의 새 책이 예쁜 얼굴로 더 많은 독자들을 만나기를 바래봅니다.


매주 목요일 아침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글우물 어머니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눈발이 날리다가 잦아드는가 싶었지요.
마침, 오늘 고른 책은 우리나라 현대문학단편선에 수록된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나왔더니 펑펑 함박눈이 쏟아지고 있더군요.
하얀 눈에 덮여 세상이 예뻐져 있습니다. 

교문을 나서 길을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좀 따뜻했으면 좋겠다고요. 
세상 모든 김첨지가 그의 아내와 함께 따끈한 설렁탕을 먹으러 나갈 수 있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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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작가의 신작, <괴물이 나타났다>가 출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원고검토가 마무리되었고
디자인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디자인과 원고 점검을 위해 목업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1차 목업북때와는 달리, 정갈하고 깔끔한 마무리로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원고를 가지런히 정리하여 실제 책과 같은 사이즈의 목업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곰탱이의 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한 칼쏨씨.

날렵한 칼솜씨에 감탄하려했으나, 약간의 실수가 있었군요.
네. 맞아요. 애교지요.

이정도.
왼쪽은 목업이라하기 좀 부끄러운 1차 목업북.
오른쪽은 완성된 2차 목업북입니다.


속표지입니다.
작가님이 헌사를 쓴 한결, 다온, 다야가 누구일까요?

과연 어떤 괴물이 나타날지...궁금하시지요?
개봉박두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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