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없이 태어난 아기 코끼리가 있었습니다.

"코가 있는 거니? 없는 거니?
어머, 코가 없는 코끼리라니 흉측해."

이 아기 코끼리는 특이한 외모때문에 다른 동물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습니다. 
같은 코끼리들에게도 따돌림을 받게 되지요. 
친구들은 아기 코끼리에게 코가 없으니 코를 빼고 <끼리>라고 부르겠다고 합니다. 

아기 코끼리는 자기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슬픔에 빠진 아기 코끼리는 주저앉아 펑펑 울어버립니다.
눈물 콧물 흘리면서요. 
한바탕 울고 난 코끼리가 눈물을 닦고 일어나려는데, 웬일인지 콧물이 떨어지지를 않네요.


설상가상.
안 그래도 코가 없다고 놀림을 받고 따돌림을 받아왔는데 
이젠 콧물까지 달랑달랑 달고 다니게 되었으니 여간 난처한 것이 아니겠지요.

어쩌면 좋을까요.
그런데요, 
좌절하고 낙담한 외톨이 코끼리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따뜻한 위로와 힘을 준 것은 
밖으로 부터 찾아온 ‘영웅 아니었습니다.
슬픔을 삼키다 내면에서 흘러나온 콧물  줄기였습니다
창피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떼어내려 애썼던 바로 그 콧물 말입니다.

아기 코끼리는 남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깊은 상처와 좌절이  수도 있었던 콧물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내는 열쇠로 바꾸고 
자신을 억누르던 타인의 시선과 편견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킵니다.


<콧물끼리>의 등장인물들 -외모로 타인을 차별하 동물친구들이나 외모컴플렉스에 시달리는 주인공
 모두 불편한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하지만, 상처를 치유하고 일어설  있는 진짜 위로는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깨달음의 과정을 통해 오직 자신으로 부터  된다는 
단순하지만 당연한 진실을 마주하게 합니다. 

작가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으로 부터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타인에게  내밀  있는 힘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남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폭넓은 생각과 유연한 자세가 
개인과 사회를  가치있는 의미로 보듬고 껴안게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그리고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곧 3월14일이네요.
매 년,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가 되면 
사랑하는 사람과 초콜릿이나 사탕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지요.

분분한 의견이 있지만, 
연인이든, 가족이든, 친구이든.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달콤한 사랑의 증표를 받는 그 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순간일 겁니다.

사랑의 맛은 어떨까요? 
정말 사탕처럼 달콤할까요? 언제나 변함없이 달콤하기만 할까요? 

여기 두 친구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세요.
사탕에 얽힌 작은 생각의 조각을 한 번 맛보세요. 


오스카와 요리스는 일상을 함께하고 생각을 나누는 단짝 친구입니다.

햇살이 좋은 어느 오후, 
두 친구는 공원에 소풍을 가서 사탕을 나누어 먹으며 
따뜻한 오후를 즐기기로 합니다.

사탕을 고르던 두 친구는 파란 사탕을 보고 문득 궁금해 집니다.

'저기 구름 위에 정말 하늘나라가 있을까?'
'모두들 죽으면 하늘나라에 간다는데 정말일까?'
'그 곳에서 가면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단순한 질문은 생각의 꼬리를 늘리고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하는 이와의 인연에 대한 철학적 사유로 나아갑니다.

삶의 마지막 페이지가 죽음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더 두렵고 그래서 오히려 외면하는지도 모릅니다.

이 책의 작가 실비아 반 오먼은 바로 그 페이지를 펼쳐놓고 우리를 다독여주고 있습니다.


죽음은 삶의 마지막 페이지이지만, 모든 것이 없어지고 아무것도 아닌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중한 인연도, 사랑하는 마음도 모두 그대로 우리에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오스카는 그곳에 사탕이 없다면 가져가야겠다고 말 합니다.
사탕은 오스카와 요리스의 시간을 이어주는 '끈'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은 다시 무언가의 시작입니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삶을 소중히 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곁에 있는 친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선물인 셈입니다.

두 친구도 덤덤하게 소풍을 함께 하기로 약속합니다.

"정말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스카의 이 한마디는 
그리움을 가슴에 묻은 우리에게 건네지는 따뜻한 위로입니다.


여기 작가의 창작 그림책, 콧물끼리가 볼로냐에 갑니다.

2019 볼로냐 아동도서전 위탁 도서 (수출지원사업)에 선정되었거든요.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그래도 볼로냐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가 있는 것 같아요.

모쪼록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기를 바랍니다.

힘내랏! 콧물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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