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글을 읽다가 우연히 '모리배(輩)'는 단어를 만났습니다.

익은 듯 낯 선 단어가 이상하게 마음에 들어왔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래배는 사전에는 <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사람. 또는 그런 무리>라고 나옵니다.

그런데 한자의 뜻을 가만히 따져보면 그저 이익을 모의하는, 이익을 추구하는 무리라는 해석이 되더라구요.

한자만 해석하면 그리 나쁜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어짜다 그리 나쁜 뜻으로 쓰이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야 말로 모리배(輩)라는 말에 딱 맞는 집단이잖아요?


그렇다면 나도 모리배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월천상회()라는 회사 명은 기업활동을 통해 큰 이익을 보고 싶은 본연의 욕망에 초점을 맞춰 지은 회사 이름이거든요.  

월천상회가 무슨 뜻이냐하면, '월 천만원 이상'이라는 뜻입니다. 

월천은 직원들이 받는 월급이 될 수도 있고, 인세가 될 수도 있지만, 그 정도 받아서 우리 모두 '만석꾼'이 되자는 뜻이었어요. 

(어려서부터 만석꾼이라는 단어가 참 멋지게 느껴지더라구요. 만나본 적은 없지만. 만석꾼이 되려면 얼마나 벌어야 하나... 하고 이리저리 생각해보는데 요즘으로 치면 월 천만원 쯤 벌면 만석꾼이 되겠더라구요.)

회사라는 의미의 상회와 웃돈다는 의미의 상회가 소리는 같지만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을 이용해서 재미를 노린 것도 있었지만, 솔직한 욕망을 드러낸 회사 이름이긴 했어요.


그래서 그 만큼을 버는지 궁금하시죠?

뭘 궁금해요. 안봐도 비디오지요. ㅎㅎㅎ

참 아이러니 하죠?

'돈이 되는 일은 가급적 멀리 하고자' 하는 의지를 뼈속까지 장착한 것으로 비춰질 정도로 돈버는 감각이 떨어지는 제가, 

만석꾼이 되고 싶어 회사이름을 월천상회로 짓다니요.


출판사 선배들은 요즘 책이 정말 안팔리니 절대 출판사 하 말라고 했었어요.

저는 믿었죠. 경쟁자가 시장에 못들어오게 하려고 일부러 엄살부리는 알았거든요

그런데 사실이었어요. 만들어서 부자되는 것은 불가능에의 도전인 같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석꾼'이 되고자 하는 욕심은 변함 없어요. 

'좋은 이야기' 만석꾼이 되어보려고요.

좋은 작가들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더 많은 독자들에게 전할 있다면 

그 마음 만큼은 만석꾼이 되고도 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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